ABO와 성격











0. 혼자 자폭.



 원래부터 티비는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는 좋아라해서 인터넷으로도 가끔씩 다큐는 보는 편이다. 공중파 다큐는 꽤 괜찮은 게 많으니까. 그렇게 보게 된 게 '혈액형의 진실.'이라는 다큐. 사실 혈액형에 관한 얘기는 깔리고 깔렸다. 재미있어 보여서 한 번 봤으면 꽤 잘 만들었다. 시작부터 결론까지 아주아주 깔끔했고, 던져주는 생각거리도 매우 좋았다.

 사실 혈액의 ABO분류법은 혈액분류 법 중 하나일 뿐이다. RH-나+법처럼 적혈구 표면 어쩌구 붙어있는 것에 따라 나눈 것 뿐이다. 그것을 나치가 백일인우월주의에 써 먹으려고 우열을 가리기 시작한 거고. 다큐를 보니 백인들이 A형이 많고 황인종이 O형이 많아서 고렇게 써 먹었다고 한다.

 그, 것, 을. 원래부터 공동체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동북아시아에 요상하게 들어온 거다. 서양인들은 지 혈액형이 뭔지도 모른다. 알아할 이유도 없댄다. 당연하지, 그 짝은 철저한 개인주의고 나에 대한 자아정체성이 주변인물이나 다른 사람들부터 나의 정체성을 찾는 아시아와 다르니까. (서양인과 동양인 자기 소개하는 것 부터 봐라. 엄청난 차이였다;;)

현대사회는 공동체적인 생활보다는 서구적인 개인생활중심이다. 아시아는 그 흐름이 좀 낯선 거다. '나'라는 개념을 '개인'적으로 생각해야하니까. 나를 어떻게 소개할지를 모르겠고 나를 모르면 타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감을 못 잡겠는 거다.

고로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그 '나'라는 것을 찾고 처음 만난 인간을 판단하기 위해 혈액형을 이용한 거다.

참 나, 유치원 아이들을 혈액형으로 나누어서 기르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을 거다. 그것은 자칫하면 아이들을 '틀'에 가두는 행위일텐데 말이다. 뉴스에서 혈액형달리기 하는 것도 참 같잖았고, 혈액형에 따라 공부방법을 다르게 해야한다느니...참...어이가 없었다.

그 적혈구에 붙어있는 분자가 성격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사람들은 정말로 생각하는 걸까?

다큐를 보는 동안 흥미로운 개념이 하나 나왔는데 그다지 특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을 자신에게만 '특별히' 해당되는 '바넘'이라는 단어였다.(바놈이었나?;; 아 헷갈려.) 예를 들면 '당신은 규칙을 지키고 준수하지만 구속받는 것을 싫어합니다.'라는 말. 이런 건 누~구~나 해당되는 말이다. 보통 ABO형 성격 분류법에 요런 문항 자주 나오고 사실 그런 것들도 질문문항들이 애매모호한 게 많다.

 또한 사람들은 지들이 보고 싶은 거 듣고 싶은 거만 듣고 싶어하는 데다가 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급한 일반화를 범한다. '내가 아는 B형 남자는 요렇더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B형스럽지 않는 B형 남자들은 주의깊게 보지 않는다. 정말 지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는 거다. 

 그런 선입관들이 모여서 하나의 차별을 만든다는 것이 참 무서웠다. 참고로 B형 남자들의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여자들이 B형남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심할 수록 B형 남자들도 연애하기가 다소 힘들어지는 거다. 아니, 결혼정보회사에서는 이미 많은 점수가 깎였을 지도 모르지;; 그건 진짜 차별인 거다. 지가 B형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간들의 유형 중 하나는 혈액형으로 사람성격 멋대로 판단하는 일이다.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고고마이웨이이고, O형은 사교적이고 AB형은 미친 놈이다라고 단적으로 사람 성격을 4가지로 나누는 일이 얼마나 무,식, 하고 단,순한 일인가. 

열 우물 속은 알아도 죽어도 깨나도 모르는 게 한 사람 속이다.  

 처음 보는 사람의 성격을 그 적혈구에 붙어있는 얄딱구리한 분별법으로 멋대로 판단하고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편견까지 만들어서 차별까지 하는 게 나는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혈액형을 묻는다면...절, 대, 로 대답안 할 거다.
유치하겠지만 나을 그 적혈구 나부랭이 따위로 판단하게 만들지 않거다.












......이런...혼자서 자폭했다. ...뭐...농담따먹기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요런 얘기는 괜찮지만...
이런 걸 신봉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다.ㅡㅡ;;








덧. 다큐만세.

by Eliya | 2009/05/01 04:42 | 동공 속의 세상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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